오는 9월 11일 건축사자격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학원에 등록했다. 시험 재료비 60만원에 학원등록비 184만원이 들었다. 여기서 현타가 아주 세게 한 번 왔다. 만약 자격을 취득해서 그만하게 돈이 된다면 모르겠지만, 건축은 죽은 시장이고, 설계를 한다고 하면 을 중의 을인데다가 비아냥까지 듣는 마당에, 이만큼 돈을 내고, 시간과 노력을 더 들여서 "을"이 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니.. 다른 자격증은 취득과 동시에 나의 가치, '급'이 높아지는 것 같지만, 이건 오히려 내 급이 낮아지는 느낌이다. 대부분의 건축사 시험 준비생들이 똑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가? 240만원을 코인에 넣는 것이 돈이 더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이미 저질러 버린 것을. ㅠㅠ 나의 여가시간이여 안녕. 어차피 다른 공부도 안하잖아.
오늘도 회사에서 비아냥을 들었다. 왜 건축과에 가서 그 고생을 하고 있냐고 말이다. 젊은 날의 선택이 이렇게 비아냥감이 되다니. 한스러울 따름이다. 그러나, 한탄만 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하고 있고, 손절을 하려고 했으면 최대한 빨리 손절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손절하기에는. 그러면 존버해야 한다.
그런데, 때로는 존버하다보면 손해를 만회하기도 하고, 때로는 더 큰 이익을 보기도 하지만, 건축 시장에서 특히 설계 존버가 과연 맞는 선택일까? 합리적인 선택은 분명 아니다. 존버해서 더 망하는 케이스가 아닐까. 지금 손절하면 -50%에서 끝날 것을 -90%까지 갈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도대체 왜 설계를 하는걸까? 왜 그렇게 레드오션이고, 최악의 근무조건에서도 레드오션이 된 걸까? 사람들은 정말이지 합리적이지 않다. 나도 그렇고, 이 세상이 합리적이지 않다.
현재 건축사 시장은 레드오션 중의 레드오션, 아니, 그냥 시뻘건 핏물 그 자체이다. 바다가 아니라 피다. 무한한 덤핑, 복사 붙여넣기 설계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건축사가 제대로 대접을 받고 싶다면 지금의 숫자에서 1/10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렇게는 되지 않는다. 숫자는 오히려 늘어난다. 그렇다면 근무환경은 더 열악해질 것이다. 지금도 힘든데 이것보다 더 힘들다고?? 다같이 몰락하는 배에 함께 타고 있다. 건축사가 되고자 한다면, 굶어 죽을 각오부터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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